2017년 설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바깥 날씨는 많이 춥지만 그래도 집에만 있을 수는 없으니
옷을 따뜻하게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가 보자.
충성이는 옷을 어떻게 입은 거니?
옷이 모자로 변신해 버렸다.
옷을 꽁꽁 싸매서 호수 공원으로 나왔다.
날씨가 춥긴 하지만 이렇게 햇살을 맞고 있으니 조금은 따뜻한 것 같은데?
아니다. 역시 많이 춥다.
온유가 잠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추워서 몸을 움츠리고 있다.
아이들이 추워하길래 집에 들어가야 할까 고민도 했지만
추위에 적응이 됐는지 모자도 벗고 노는 아이들.
놀다 보니까 이제 안 추운가 보다.
RC카를 가지고 나왔는데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조정을 해 본다.
서로 하겠다며 싸우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엄마는 충성이가 감기에 걸릴까 봐 모자를 다시 씌워주신다.
집에만 있는 것보다는 이렇게 밖에 나와서 바깥바람도 쐬고,
산책도 하고, 햇살도 맞을 수 있어서 좋다.
평소 같았으면 빨빨거리며 돌아다녔을 온유가
추위 때문인지 느릿느릿 걸어 다닌다.
다들 행동이 굼떠졌다.
엄마도 손이 시린 지 손을 꼭 쥐고 있다.
잠시 앉았다가 다른 곳으로 가볼까?
조금 더 따뜻한 곳에 가서 노는 것이 좋겠다.
25시 광장으로 왔더니 훨씬 따뜻하다.
야호~ 그럼 이제 신나게 뛰어다녀 볼까?
서로 엄마 손을 잡으려고 엄마에게 달려간다.
하지만 엄마 손은 2개밖에 없는걸.
엄마의 손을 잡고 25시 광장을 한 바퀴 돈다.
그래도 여전히 춥기는 한가 보다.
엄마도 나머지 한쪽 손을 꽉 쥐고 있다.
충성이의 표정에서 추위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조용히 앉아 있는 온유의 모습이 낯설고 생소하다.
평소 같았으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녔을 온유인데
오늘은 잠바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얌전히 앉아 있기만 한다.
온유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평소와는 다르게 다들 조용하니 세상 어색하다.
원래는 입이 쉬지 않고 재잘거려야 정상인데.
실내로 들어오니까 아이들이 살아나기 시작한다.
얼어있었다가 녹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것이 맞으려나?
따뜻한 곳에 있으니 몸이 조금 풀리나 보다.
몸도 녹일 겸 카페에서 따뜻한 음료를 마시고 가기로 한다.
음료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아이들.
이때도 온유는 모자를 벗지 않은 채 꽁꽁 싸매고 있다.
몸을 녹이고 밖으로 나왔더니 아이들이 뛰어다닌다.
아하~! 그동안은 너무 추워서 몸이 얼어 있었나 보구나.
그렇게 열심히 뛰어다니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이제 장을 봐서 집에 돌아가기로 하자.
장을 보려고 근처에 있는 홈플러스에 들어왔는데
아이들은 바깥 구경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따뜻한 곳에서 추운 바깥 구경을 하고 있으니 재미있나 보다.
추운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과 차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오늘 모자를 벗은 온유의 얼굴을 처음 보는 것 같다.
하루종일 꽁꽁 싸매고 있어서 온유의 얼굴을 제대로 볼 기회가 없었다.
온유야! 많이 추웠니?
이제 맛있는 거 잔뜩 사서 집에 가자.
연휴 마지막 날이니까 맛있는 것 먹고,
영화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면 되겠다.
날씨는 많이 추웠지만 가족들과 함께 있어서 따뜻한 하루였다.
그렇지 얘들아?
온유 : 아니요! 추웠어요!
【17.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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