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이가 1월 31일에 결혼을 한다.
초등학교 동창과 인연이 닿아 연애를 시작하더니
드디어 결혼식을 올리게 된 것이다.
그런데 결혼식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했다.
그래서 결혼식을 축하해 주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미국까지 날아갔다.
꽤 오랜 시간이 걸려 도착한 미국.
명진이네 집이 샌디에이고에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샌디에이고에서 머물렀다.
명진이네 집이라기보다는 명진이와 결혼할 안나네 집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샌디에이고는 미국인들이 은퇴 후에 살고 싶어 하는 도시 1위에 랭크될 정도로 살기 좋은 곳이라 들었다.
샌디에이고에 머무는 동안 왜 살기 좋은 도시인지 알 것 같았다.
조용하고, 깨끗하며, 사람들도 친절했다.
점심을 먹으러 해상 레스토랑에 갔는데 뷰가 정말 끝내줬다.
음식도 정말 맛있고, 맛집이라 그런지 사람들도 많았다.
어디에 있든 '이곳이 미국이구나'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성조기가 많이 걸려 있었다.
간판도 다 영어로 쓰여 있는 것 보니 미국이 맞는가 보다.
우리는 트롤리버스를 타고 올드 타운을 구경했다.
샌디에이고는 멕시코 국경과 인접해 있어서 그런지 멕시코 문화가 많이 섞여 있는 듯하다.
멕시코인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미국 문화인지 멕시코 문화인지 분간이 안 가는 것들도 있었는데
그만큼 멕시코와 많은 교류가 있었던 것 아닐까 싶다.
중간중간에 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장식품들도 있었으나
한국에서도 살 수 있거나 다른 나라에도 흔히 있는 물건들은 사지 않았다.
미국에서만 볼 수 있고, 미국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물건들만 사기로 하자.
무슨 박물관이었는데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샌디에이고의 역사에 대해 전시해 놓은 것 같다.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집 앞 길거리를 보고 있으면 평화로움이 느껴진다.
동네 골목인데도 거리가 꽤 넓은 것을 볼 수 있다.
개를 키우는 집도 많았는데 개들도 온순하고 다들 평화주의자처럼 생겼다.
아! 아주 무섭고 커다란 개들도 있었다. 너무 커서 진짜 무서웠다.
그런데 그런 개들은 내가 머물던 동네가 아니라 관공서나 학교 근처에 있는 큰집에서 키우는 개들이었다.
샌디에이고는 뭐랄까, 분위기가 매우 차분하고 조용한 도시라고 해야 할까.
살기 좋은 도시 1위라고 하는데 그 앞에 조건이 붙어 있다.
'은퇴 후' 살기 좋은 도시 1위.
내 해석은 이렇다.
놀고 즐기기에 좋은 도시는 아니지만 편안히 노후를 보내기에 좋은 도시다.
사람들의 얼굴에서 여유가 느껴진다.
각박하지 않고, 조급하지도 않으며 일상이 느긋하게 돌아간다.
사람들이 느긋하니 동물들도 느긋해진다고 해야 할까.
나까지도 느긋해지다 못해 훌렁해진다.
자유로워지고 편해진다는 말이다.
느긋하고 여유로운 일상의 아침이다.
바쁘지 않고, 조급하지 않으니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된다.
이때는 머리를 꽤 기르고 다녔다.
머리가 길어서 한쪽 머리를 묶고 다녔는데 지금 보니 이상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내와 사랑이에게 편지도 쓰고, 우체국에 가서 직접 부치고 왔다.
마트, 학교, 관공서 등 아침부터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동네 구석구석을 구경하고 왔더니 아침 먹을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명진이의 가이드를 받으며 오늘도 샌디에이고를 여행해 본다.
그렇게 하루종일 샌디에이고를 돌아다니다 보면 눈 깜짝할 사이에 하루가 지나간다.
어느덧 해가 샌디에이고를 지나 우리나라에 가 있는 것이다.
이곳은 밤이 오고 있으니 한국은 아침이 됐겠지?
미국에서의 하루가 또 지나갔다.
【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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