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학습주간 마지막 날.
아이들과 함께 공원에 가서 보드도 타고,
25시 광장에서 신나게 놀았다.
놀다보면 목이 마르기 마련이고,
시원한 것을 찾게 된다.
그래서 근처 편의점을 찾다가
'그래! 어제 가려다가 못 갔던 캣카페를 가보자!'
(월요일에는 휴무여서 문이 닫혀있었다.)
그래서 다시 찾은 캣카페. '고양이숲'
5월 5일 어린이 날에 갔을 때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휴일이기도 했고, 비까지 왔기 때문에 사람들이 실내로 들어왔던게 아닌가 싶다.
어린이날이어서 어린 아이들도 많이 왔었는데
이렇게 평일에 방문하니 사람들도 없고, 조용하니 좋았다.
그래도 한 번 와봤던 캣카페라 그런지
아이들이 처음 왔을때와는 다르게 무엇을 해야 할지 아는 사람들처럼
각자 알아서 고양이들을 찾아간다.
(처음에 왔을때는 뭘 해야 하는지 몰라서 멀뚱멀뚱 1시간을 그냥 보냈더랬다.)
사람들이 많지 않으니 여유있게 고양이들과 놀아줄 수 있었다.
사실 아이들이 고양이와 놀아주는게 아니라 고양이가 우리 아이들과 놀아주는거다.
여러마리와 한꺼번에 친해지기 어려우니
마음에 드는 친구 한명을 골라서 계속 만져주라고 했더니
사랑이는 얘가 마음에 들었나보다.
기쁨이는 제일 어린 고양이와 놀아주고 있다.
저번에는 엄청 활발했는데 오늘은 의외로 가만히 있는다.
하얀색 고양이는 저곳이 지정석인지 항상 저곳에서 햇빛을 쬐고 있다.
19마리나 되는 고양이들의 이름을 다 외울 수 없어서
한 마리, 한 마리 다 물어봐야 한다.
고양이는 쉬고 싶은데 3명의 아이들이 달려들어 자기를 쓰다듬고, 만져댄다면
나같아도 귀찮을 것 같다 ㅋ_ㅋ
고양이의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고양이와 눈을 맞추지 말라고 하는데
그건 고양이 말로 "나와 싸우자"는 뜻이란다.
뭐 언제는 안 싸웠나.
자기들 기분 내키는대로 때리고, 싸우고.
참 신기한 애들이다.
놀이시간이 되어 고양이와 놀아주고 있다.
지난 주 금요일에는 엄청 활발하게 돌아다니더니 오늘은 또 얌전하다.
어린이날에 너무 많은 아이들과 놀아주느라 고양이들이 다들 지쳤나보다.
고양이들은 참 귀엽다.
먹는 모습도 귀엽고, 노는 모습도 귀엽다.
그중에 제일 귀여운 모습은 자는 모습일 것이다.
머루는 순한 고양이에 속하는 것 같다.
지난 번에 왔을때도 도망다니지 않고, 아이들 곁에서 잘 놀아주었다.
너무 도망만 다니는 고양이들은 친해지기 어렵다.
물론 아이들이 고양이를 다루는데 능숙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고양이들도 너무 도도한 척 하지는 말아야 한다.
고양이와 가장 친해지기 좋은 것은 먹이를 주는 것이다.
그것은 어느 동물이나 마찬가지 같다.
사람들도 맛있는 것을 사주거나 함께 먹을때 더 친해지지 않는가.
고양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며 흐뭇해하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보며 흐뭇해하는 아빠.
고양이와 친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친해지기 위해서는 시간을 쏟고, 마음을 쏟아야 한다.
하얀 고양이가 마음을 조금 열었나 보다.
전에는 막 도망가고, 피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얌전하게 기쁨이 옆에 있다.
(지쳐서 도망가지 않는 것일수도)
고양이와 더 친해지기 위해서는 츄르가 필요하다.
아빠가 특별히 아이들을 위해서 츄르를 사주었다.
(아이들을 위해 사준건지 고양이를 위해 사준건지)
생각해보면 참 웃기다.
다른 사람의 고양이 간식을 내 돈내고 먹여야 한다니.
마치 우리 아이들 간식을 다른 사람이 돈내고 먹여주면서 놀아주는 것과 같다고 해야 하나 ㅋ_ㅋ
아빠인 나를 대신해서 우리 아이들과 놀아주면서 간식도 사주는 손님들이라니
참 재밌다.
온유도 고양이들에게 츄르를 주고 있다.
얘가 대장 고양이라고 한다.
뒤쪽에 고양이는 그저 대장 고양이가 츄르를 먹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다.
아쉽지만 오늘은 이만 가야한다.
하루종일 캣카페에서만 있을수는 없지 않은가.
(사실 시간이 다 되었다. 제한시간은 2시간)
마지막으로 고양이들에게 인사하고 이제 집에 가려고 한다.
온유도 남은 츄르를 먹여주고 있다.
가정학습주간이라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느라 고생이 많았다.
이제 남은 시간 뭐하고 놀까?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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