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동물을 좋아해서 종종 놀러 가는 곳이 서울대공원이다.
거리도 가깝고, 구경할 것들도 많아서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아도 편하게 다녀올 수 있다.
서울대공원 앞에는 이렇게 인공 분수가 있었다.
더운 여름 날에는 분수를 구경하며 시원함도 느끼고,
사진 찍기에도 좋았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잔디광장으로 바뀐 상태다.
서울대공원까지 코끼리 열차를 타고 가도 되지만 우리는 천천히 걸어가는 것을 택했다.
지나가는 길에 슬러시를 파는 가게가 보이자 아이들은 어김없이 슬러시를 먹고 싶다며 조른다.
착한 아빠는 결국 슬러시 2개를 사다 주었다.
아이들이 4명인데 슬러시는 왜 2개만 샀냐고?
혼자서 1개를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2개를 사서 1개는 사랑이와 기쁨이가 나눠먹고,
다른 1개는 온유와 충성이가 나눠서 먹으면 된다.
꽃에서 꿀을 빨아먹는 벌들처럼 사랑이와 기쁨이가 슬러시에 빨대를 꽂고 쪽쪽 빨아먹고 있다.
그래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슬러시.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둘이 먹어도 양이 많다.
이러다가 오늘 하루의 시간을 슬러시 먹는데 다 써야 할 판이다.
빨리 먹고 대공원에 가야지.
서울대공원까지 걸어서 가다 보면 이렇게 예쁜 호수를 지나게 된다.
아름드리 나무들도 많고, 사방이 다 푸르러서 꼭 초원을 지나는 것 같다.
동물들을 만나러 가기에 안성맞춤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넓은 호수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도 넓어진다.
마음이 밴댕이 소갈딱지 같은 사람들은 호수를 바라보면서 넓은 마음을 갖도록 하자.
서울대공원에 거의 다 왔는지 벽화에 그려진 동물들이 우리를 반겨준다.
아이들은 어떤 동물인지 맞추기 놀이를 하는 중이다.
서울대공원 입구에는 커다란 호랑이 조형물이 있다.
호랑이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국룰이기 때문에 우리도 사진을 빼놓을 수 없겠지?
대공원에 들어오니 가장 먼저 기린이 우리를 반겨준다.
기린은 목이 정말 길구나.
기린을 실제로 보니까 기린의 목이 길다는 것이 새삼 느껴진다.
귀여운 프레리독은 브로콜리 먹방을 찍고 있다.
사람처럼 앉아서 양손으로 브로콜리를 들고 맛있게도 먹는다.
코뿔소들은 더운지 그늘에서 나올 생각을 안 한다.
가까이서 보고 싶지만 코뿔소들 입장도 존중해줘야 하니 눈인사만 건네도록 하자.
걸어 다니기 힘들었는데 마침 대공원 차가 있다.
야호~ 이걸 타고 돌아다니면 되겠다.
5월 초인데도 벌써부터 날씨가 너무 더웠다.
그래서 물개들도 물속으로 다 들어가 버렸나 보다.
잠시 쉴 겸 돌고래 공연장에 들어왔다.
돌고래들이 멋진 공연을 펼치면 사람들이 힘차게 박수를 쳐 주었다.
우리도 열심히 박수로 응원하며 돌고래 공연을 즐겼다.
돌고래 공연은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고, 아이들도 무척 좋아했다.
멋지게 점프하고, 여러 가지 묘기를 보여준 돌고래들에게 인사를 해주자.
돌고래들아 고마워!
실내에 있다가 밖으로 나오니 여전히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다행히도 근처에 분수가 있어서 더위를 조금은 식힐 수 있었다.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물에 닿으려고 손을 내밀어 보다.
하루종일 분수대 앞에서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제 다른 곳으로 가볼까?
분수대를 떠나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꼬신담.
그래, 간식 먹을 시간이다.
아이들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간식 시간이 돌아왔다.
그늘이 진 테이블에 앉아 음료수와 과자를 꺼낸다.
집을 나서면서 마트에 들려 샀던 음료수와 과자들이다.
동물을 구경하는 것도 좋고, 분수대 앞에서 노는 것도 좋지만
간식을 먹는 시간도 참으로 행복하다.
과자로 이빨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사이좋게 나눠 먹으면서 즐겁게 간식을 먹는 아이들.
과자 한봉지에도 저리 행복해 할 수 있다니.
이따가 먹을 간식은 조금 남겨두고 우리는 다시 서울대공원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한쪽에 키를 재는 곳이 있어서 한 명씩 키를 재봤는데 기쁨이는 122cm 정도 되는 것 같다.
사랑이는 133cm 정도 되려나?
얼른 얼른 자라서 큰 수달만큼.
아니다. 2m는 너무 크니까 170까지만 크자.
온유와 충성이는 180까지만 크면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호랑이다.
호랑이들도 더운지 한 마리는 나무 그늘에 누워있고,
다른 한 마리는 물을 바라보고 있다.
물을 마시고 싶은 걸까, 물에 들어가고 싶은 걸까.
동물원을 구경하다 보면 이렇게 철장에 갇혀 있는 동물들을 보게 되는데
한편으로는 안 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푸른 초원을 마음껏 뛰어다니고 싶을 텐데 이렇게 갇혀 지내야 한다니.
갇혀 있지 않으면 마음껏 뛰어다니면서 기린도 잡아먹고, 토끼도 잡아먹고, 사슴도 잡아먹고.
에이, 그냥 갇혀 있는 것이 낫겠다.
이곳은 늑대가 사는 곳이다.
보통 늑대를 생각하면 개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개와 비교해 보면 늑대의 크기가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대공원은 꽤 넓기 때문에 많이 걸어 다녀야 한다.
그래도 거리마다 키가 큰 나무들이 많이 있어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서울대공원을 돌아다니다 보니 장독대를 높이 쌓아놓은 조형물이 있었다.
평소에는 잘 볼 수도 없는 장독대가 이렇게 많이 쌓여 있다니.
재미있어 보이길래 온유의 사진을 찍어 준다.
자세히 보면 장독대 안에 꽃이 들어가 있다.
5월의 완연한 봄이라 꽃들이 예쁘게 피어 있었는데
사랑이도 꽃받침을 하고, 꽃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다.
서울대공원 곳곳에 꽃이 만발해 있다.
동물만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꽃도 함께 구경할 수 있으니 일석 이조구만.
길을 걷다가 목이 말랐는지 음료수를 한 모금씩 마시고는 다시 뚜껑을 닫는다.
어찌나 음료수를 아껴 먹던지 아직도 반이나 남아있다.
오~ 다음에 다시 서울대공원에 놀러 올 때까지도 먹을 수 있겠는걸?
개구쟁이 온유도 꽃과 함께 있으니 뭔가 차분해 보인다.
꽃에는 말썽꾸러기들도 변화시키는 마법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기쁨이도 꽃을 참 좋아한다.
꽃이 예쁘게 피어 있는 곳에서 사진을 찍어 주었다.
이곳은 산양들이 사는 곳이다.
산은 없지만 산양들이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도록 돌을 쌓아두었다.
그런데 왜 아무도 안 올라가 있지?
자세히 보니 산양들도 더운지 그늘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많이 걸어 다니면 힘들 수 있다.
서울대공원에는 중간중간에 쉴 수 있는 공간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도 벤치에 앉아서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가끔은 이렇게 쉬었다가 가는 것도 좋겠다.
하마를 구경하러 왔는데 하마가 너무 외로워 보인다.
다른 하마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사람이나 동물이나 혼자는 너무 외로워.
낮에 왔는데 어느덧 저녁 시간이 다 되어 간다.
서울대공원은 다 구경했으니 이제 테마가든으로 이동해 볼까나.
저녁노을이 지려고 하는 것을 보니 서울대공원에 오래도 있었나 보다.
테마공원에도 볼 것이 많은데 얼른 서둘러야 하겠다.
서둘러 테마공원에 왔다.
이곳에는 예쁜 정원이 꾸며져 있고, 어린이 동물원이 있다.
이곳은 어린 왕자 테마로 꾸며진 정원이다.
어린 왕자와 여우, 바오밥 나무와 장미들이 있다.
풍차 앞에서 사진을 찍어주려고 했더니 충성이가 뒤에서 장난을 친다.
깜짝 놀라는 사랑이와 웃고 있는 온유.
기쁨이는 사진 찍으려고 포즈를 취하며 서 있다.
아름다운 호수에 노을까지 져서 더 예쁘게 보인다.
이렇게 봐서는 여기가 한국인지 외국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그만큼 우리나라에도 예쁜 곳이 많다는 뜻)
역광이라 얼굴이 보이지 않아서 밝기를 조절했다.
이제 조금 잘 보이는구먼.
가족사진도 빼놓을 수 없다.
호수 앞에서 가족사진을 멋지게 찍어 본다.
장화 신은 고양이 아이스 박스 가방도 잊지 않고 챙기는 사랑이.
그래, 고양이도 함께 사진을 찍자.
이번에는 엄마가 만들어 준 꽃 팔지를 보이면서 사진을 찍는다.
엄마가 사랑이, 기쁨이, 온유, 충성이 모두 꽃 팔지를 예쁘게 만들어 주었다.
이제 더 이상 말썽꾸러기 온유가 아니다.
멋쟁이 온유라 불러다오.
온유의 포즈가 멋있어 보였는지 사랑이도 똑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어 본다.
기쁨이도 사진을 찍으려고 쫄래쫄래 오는 모습.
사랑이와 기쁨이는 사이가 좋은 편이다.
때로는 싸우기도 하지만 그래도 서로를 잘 챙겨주며 끔찍이 아낀다.
노을이 예뻐서 가족사진을 한 번 더 찍었다.
앗! 그런데 충성이가 다른 곳을 보고 있잖아.
모두 카메라를 보고 잘 찍어 보자.
하지만 충성이가 도와주지 않고 있다.
아빠가 카메라를 보면서 자리를 잡아 준다.
충성아, 이번에는 카메라를 잘 보고 있어야 해!
충성이는 여전히 도와줄 생각이 없다.
까불거리면서 장난만 치고 있는 중이다.
가족사진 예쁘게 찍고 어린이 동물원 구경 가야지.
자~ 하나 둘 셋!
그러나 충성이는 또 다른 곳을 보고 말았다.
그래도 이게 제일 잘 나온 가족사진이려나.
가족사진 찍기가 이렇게 힘들다니.
이제 어린이 동물원으로 갈볼까나.
아이들이 앞서 가면서 엄마, 아빠에게 빨리 오라고 보챈다.
먼저 가던 아이들이 어디에서 발견했는지 민들레씨를 날린다.
민들레 홀씨야, 멀리멀리 날아가서 더 많은 민들레를 피워주렴.
온유가 힘차게 입으로 불어 보지만 민들레 홀씨가 멀리 날아가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민들레씨를 불어대는 온유.
싸 가지고 온 간식 중에 마지막으로 과자 한 봉지가 남아 있어서 아이들에게 주었다.
4명이서 서로 먹으려고 과자 봉지에 손을 집어 넣으려다 보니 볼멘소리가 나온다.
"나도 좀 먹자"
과자 한 봉지 때문에 다툼이 일어날 뻔했지만 나무 위에 청설모가 싸우지 말라는 듯 시선을 끌어 주었다.
과자를 먹다 말고 청설모를 바라보는 아이들.
그 이후로는 평화롭게 잘 먹고 있다.
순서를 정해서 한 명씩 과자를 꺼내 먹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에서 맛있는 과자를 먹으며 쉴 수 있다니.
정말 천국이 따로 없구나.
아이들은 과자 하나씩을 입에 넣고서 너무나 행복한 모습이다.
한 사람 당 하나씩도 아니고, 4명이서 과자 한 봉지를 먹는데 이렇게 행복해하다니.
꼭 과자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가족들과 함께 놀러 와서 좋아하는 동물들도 실컷 보고,
아름다운 풍경과 시원한 바람, 따뜻한 햇살과 좋은 날씨.
이 모든 것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한다.
과자 한 봉지를 가지고 참 오래도 먹는다.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는데 언제까지 먹고 있을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빨리 먹으라고 재촉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이들은 이야기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형과 누나들이 이야기하는 틈을 타서 과자를 집어 먹고 있는 충성이.
충성이는 과자가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을 깨닫고 아빠에게 물어본다.
"아빠, 남은 과자 제가 다 먹어도 돼요?"
아빠는 상관없는데 형과 누나들이 허락을 안 할 거야.
그렇다. 남은 과자 하나까지도 아이들은 여러 가지 놀이를 하며 재미나게 먹고 있다.
그래도 충성이가 막내 기는 한가 보다.
애교를 부리면서 재롱을 피우고 있는 충성이.
과자 한 봉지를 먹느라 정말 오래도 걸렸지만 이제 정말 과자가 몇 개 남지 않았다.
과자 한 봉지에도 행복해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아이들.
이제 더는 지체할 수 없으니 너무 어두워지기 전에 어린이 동물원에 들리자.
어린이 동물원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거리는 바로 코 앞이지만 가는 길마다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들이 있다.
커다란 바위가 보이지 위에 앉아 보는 사랑이.
아빠가 보기에는 평범한 바위인데 아이들이 앉으면 웃음이 나게 하는 마법 같은 게 있나 보다.
사랑이와 기쁨이가 바위에 앉아 즐거워하고 있다.
여기만 지나면 멀고도 험했던 어린이 동물원이 보일 것이다.
호수를 지나, 과자를 먹고, 바위에 앉아, 꽃길까지.
어린이 대공원은 언제나 갈 수 있을 것인가.
드디어 도착한 어린이 동물원.
하지만 저녁 시간이 다 되었기 때문에 동물들도 퇴근할 시간이 되었는지 우리를 반겨주지 않는다.
우리 가족만 있을 뿐 주위에 사람들도 안 보인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신나게 즐기고 있는 중이다.
양들은 배가 고팠는지 우리가 오자 꼬리를 흔들며(?) 반겨 주었다.
양에게 먹을 것을 주는 온유.
충성이도 형을 따라서 양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양들이 고맙다며 꼬리를 흔들어 준다.(?)
내 기억이 맞다면 얘는 플란다스다.
왜냐하면, 옆에 있는 개가 플란다스의 개이기 때문이다.
서울대공원과 테마가든, 어린이 동물원까지 다 구경했으니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장화 신은 고양이 아이스박스 가방도 살뜰히 챙기는 기쁨이.
아이스 가방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막내 충성이도 잘 챙긴다.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으니 충성이의 손을 꼭 잡고 가자.
테마가든 앞에서 사남매 사진을 찍어 주었다.
아침부터 저녁시간까지 이것저것 구경도 많이 하고,
참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하루 종일 걸어 다녔으니 집으로 돌아갈 때는 코끼리 열차를 타고 가도록 하자.
아이들은 장화 신은 고양이 아이스 가방이 마음에 드나 보다.
찍은 사진들을 보니 저 가방이 빠지지 않고 있다.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서 가방은 잠깐 내려놓으라고 했다.
그 와중에 충성이가 위험할까 봐 충성이를 잡아 주는 멋진 온유형.
이야~ 스윗한걸?
코끼리 열차를 타고 오니까 금방 처음에 왔던 분수대로 돌아왔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니 참 길고 길었던 하루였다.
그래도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했다면 엄마와 아빠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아이들이 매일마다 행복으로 넘쳤으면 좋겠다.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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