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와 충성이는 주말마다 축구교실에 간다.
일주일 내내 축구교실에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데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축구클럽은 오르카 FC라는 축구 클럽이다.
ORCA는 범고래라는 뜻이다. 관장님이 범고래를 좋아하셔서 '오르카'라고 이름을 지은 걸까?
아무튼 우리 아이들이 축구교실에 다니는 것을 보고 하엘이도 등록을 했다.
충성이, 온유, 하엘이 모두 축구교실을 아주 아주 좋아한다.
(키가 가장 큰 하엘이가 제일 어린것은 안비밀)
매년마다 유소년 축구클럽들이 모여서 리그전이 펼쳐지는데
전국규모는 아니고, 안산시 인근에 있는 축구클럽들이 모여서 하는 것 같다.
대한체육회가 주최하고 대한축구협회와 안산시체육회가 주관하여 진행되는
'2024 안산시 i-LEAGUE'
오늘이 바로 그 'i-League' 경기가 있는 날이다.
선수로 출전하는 온유와 충성이는 경기 시작하기 1시간 전에 미리 가서
몸을 풀고 발을 맞춰봐야 한다.
특별히 오늘은 사랑이 누나와 기쁨이 누나가 응원을 하러 같이 왔다.
학년별로 리그전이 펼쳐지는데 이미 저학년 경기가 시작된 모습이다.
3학년인 하엘이는 진작부터 와서 경기를 뛰고 있다.
경기는 안산시 호수공원 내에 있는 천연잔디구장에서 한다.
정규규격인 축구장을 4개의 경기장으로 나눠서 4개의 게임이 동시에 진행된다.
이제 곧 충성이가 출전하는 U-10(초등학교 4학년) 경기가 시작되는데
경기에 앞서 코치님이 전술 지도를 하고 있다.
집중해서 듣고 있는 아이들.
벌써 리그전을 치른 지 5라운드가 되었다.
24년 5월 18일에 개막식을 시작으로 24년 10월까지 약 6개월간 진행되는 이번 리그전은 8라운드까지 있다.
한 라운드마다 학년별로 2번의 경기가 있으니 경기를 다 뛰게 된다면 총 16번의 경기를 뛰게 되는 셈이다.
그러고 보니 첫 라운드를 치렀을 때가 생각난다.
첫 경기는 비가 엄청 쏟아지는 토요일이었는데 취소 없이 경기가 그대로 진행되었다.
비를 맞으면서도 열심히 뛰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경기를 마친 후에는 감독님과 코치님, 아이들이 모두 모여서 다음 경기를 위한 각오를 다진다.
부모님들도 우산과 우비를 쓰고는 아이들을 응원하러 오셨다.
리그전이 진행되면서 아이들의 실력이 점점 느는 것이 보인다.
첫 리그전을 치를 때만 해도 비가 많이 오고, 처음 경험하는 리그전이라 낯설어서인지
제실력이 안 나왔었는데 경기를 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붙는 것 같다.
전문 심판이 있고, 정식으로 KFA에 선수 등록을 해야 하며
등번호를 달고, 그것도 천연잔디구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축구를 하니
아이들이 얼마나 재미있어하겠는가.
리그전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대한축구협회(KFA : Korea Football Association)에 등록을 해야 한다.
온유와 충성이도 KFA에 등록되어 있는 어엿한 축구선수다.
온유가 골문 앞에서 슛을 시도했지만 상대편 수비수에게 막히고 만다.
하지만 세컨볼을 따내어 옆에 있는 7번 선수에게 패스를 했고,
7번 친구가 골을 넣어서 온유는 어시스트를 기록하게 된다.
결국 경기는 승리!
사실 리그전에서 뛴다는 것이 쉬운 경험은 아니다.
오르카 축구클럽만 해도 200명이 넘는 아이들이 등록되어 있고,
각 학년에서 감독님과 코치님 상의하에 선발된 아이들만 리그전에 참여할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선수로 선발되어서 리그전에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경기 당일에 선발 명단에 오르거나
후보라면 경기 중간에 교체가 되어야 경기를 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들이 얼마나 경기를 뛰고 싶어 하겠는가.
후보가 된 친구들은 이렇게 경기장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충성이도 첫 경기는 선발로 뛰었지만 두 번째 경기는 후보로 시작했다.
경기가 10분쯤 지나서 교체로 투입되는 충성이.
신나서 뛰어 들어간다.
4학년 경기가 모두 끝나고 6학년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잠깐의 여유 시간이 있는데
이 시간에 가지고 온 간식과 점심을 먹어야 한다.
6학년 첫 경기가 12시 30분에 있고, 오후 1시 30분에 두 번째 경기가 있어서
이 시간에 점심을 먹지 않으면 오후 2시를 넘어서까지 점심을 먹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시 5라운드로 돌아와 보자.
아이들이 경기에 앞서 열심히 몸을 풀고 있는 모습이다.
오늘도 점심과 간식을 챙겨서 왔는데
오늘의 점심은 야채김밥, 참치김밥, 김치김밥, 돈가스김밥이다.
(4명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김밥의 메뉴가 다 달라서 4개의 종류를 사야 한다.)
간식으로는 바나나, 그리고 아이들이 마실 음료수를 사 왔다.
그늘이 잘 드는 곳에 돗자리를 깔고, 동생들을 응원하는 사랑이와 기쁨이.
드디어 안산시 i-League 5라운드 U-12(6학년) 첫 번째 경기가 시작된다.
상대는 단원청소년수련관 축구팀이다.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양 팀이 서로 인사를 하고 있다.
첫 번째 경기에 온유는 선발로 출전하였다.
경기를 하는 동안 부모님들은 라인 밖에서 응원을 하며 지켜보고 계신다.
생각보다 많은 부모님들이 응원하러 오셔서 처음에는 깜짝 놀랐었다.
(후보 친구들도 라인에 앉아서 대기하고 있다.)
온유는 등번호 20번이다.
오르카 FC에 들어간 지 몇 달 되지 않았는데 좋은 번호를 받았다.
20번이 왜 좋은 번호냐고?
어느 번호나 좋은 번호라서 그렇다.
확실히 저학년 경기보다는 고학년 경기가 치열하다.
아이들의 축구 실력도 생각 이상으로 뛰어났는데
특히 우리 편 골키퍼는 벌써 여러 번의 선방을 해냈다.
오르카 FC가 벌써 3골을 넣었다.
온유가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2번의 어시스트를 기록한다.
골키퍼 친구도 경기내내 정말 잘 막았는데 아쉽게 1골을 먹혔다.
결국 첫 번째 경기는 3대 1로 승리~!
아이들이 경기를 이기고 좋아하고 있다.
경기가 끝나면 먼저 상대편 팀에 가서 인사를 한다.
물론 상대편 팀도 우리 팀 감독님과 부모님들께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첫 번째 경기를 이기고 두 번째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아이들이 모여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첫 번째 경기를 승리해서인지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와 함께 여유가 보인다.
하지만 첫 번째 경기를 이겼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이제 곧 두 번째 경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않기 위해서
코치님이 아이들과 몸을 풀며 준비를 하고 있다.
A구장부터 D구장까지 4개의 구장에서 리그전이 치러지는데
오르카 FC의 5라운드 U-12 두 번째 경기는 A구장에서 경기가 진행되었다.
A구장에 모여서 선수 등록을 하고 있는 아이들.
두 번째 경기이자 5라운드의 마지막 경기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이번에 상대하는 팀은 '블루윙즈 수원대점'이다.
온유는 두번째 경기도 선발로 출전하였다.
두번째 경기는 아쉽게 지고 말았다.
5라운드 경기 결과는 1승 1패다.
(참고로 U-10 4학년 경기는 2승이다. 한 경기는 기권승)
두 번째 경기도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리그전 5라운드를 잘 치렀다.
온유와 충성이 모두 재미있게 공을 찼으면 됐지 뭐.
아침부터 그렇게 신나게 공을 찼으면서 아이들은 곧바로 오르카 축구교실에 간다고 한다.
(원래 매주 토요일 오후 3시가 아이들 축구교실 시간이다.)
토요일 하루 온종일을 축구와 함께 사는구나.
다음 리그전 6라운드 경기는 10월 12일 토요일에 있다.
8라운드까지 이제 리그전도 얼마 안 남았는데
남은 경기는 다 이겼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져서 침울해하는 것보다
이겨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아빠로서 당연하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때로는 지는 법도 배워야 한다고 가르쳐야 할까.
이기든 지든 다치지 말고 즐겁게 공을 차는 것이 제일이다.
온유도, 충성이도, 오르카 FC도 화이팅 하자!!
화이팅~!! >_<)/
【2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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