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연애할 때부터 영화를 참 많이 봤다.
10년을 연애했고, 결혼 17년 차이니까
한 달에 4~5편, 1년에 50편만 잡아도 대략
에이 모르겠다. 그냥 많이 봤다고 하자.
사남매를 키우면서도 틈틈이 아내와 영화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데
아이들은 바로 아래층에 사시는 부모님 댁에 맡겨놓고
심야 영화를 보러 종종 다닌다.
그동안 볼만한 영화가 참 없었는데
이번에 정말 정말 기대가 되는 영화가 개봉했다.
가오갤3!!
영화 마니아여서 개봉하는 영화란 영화는 거의 다 보곤 했는데
영화값이 너무 오르기도 했고,
최근 볼만한 영화가 많이 안 나오기도 했고,
영화를 보러 갈 시간이 안 나기도 했고.
그래서 한동안 극장에 안 갔더랬다.
(며칠 전 어린이날에 아이들 데리고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보러 갔다 오긴 했지만)
예전에는 조조영화가 4,000원,
심야영화가 7,000원 하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무슨 영화 한 편 보는데 15,000원씩 내야 한다.
둘이 보면 30,000원..
10만원을 주고라도 제값을 하는 영화라면 괜찮다.
(아니 취소다. 안 괜찮다. 아무리 괜찮은 영화라도 10만원이면 너무 비싸다. 그냥 만원 정도가 적당! ㅇㅇ)
그런데 15,000원이나 내고 보기에는 아까운 영화가 너무 많다.
그래서 나는 영화를 보러 갈 때
통신사 할인이나 초대권, 포인트, VIP 쿠폰 등을 이용하는데
가오갤3는 영화관람권으로 봤다.
아직 선물 받은 롯데시네마 상품권도 있으니 한동안은 걱정 없겠다.
'분노의 질주 : 라이드 오어 다이'와 '범죄도시3'도 곧 개봉하니
재미나게 봐주겠어!! 빨리 개봉하라구~
자~ 그럼 영화 티켓을 끊고
즐겁게 관람을 해주실까나
일단 영화는 만족이다.
(대만족까지는 아니지만)
평점으로 치자면 10점 만점에 8.5 정도?
너무 짠가.. -_-)>
뭐랄까..?
너무 기대를 많이 한 탓일까?
아니면 엔드게임 이전의 마블과 비교를 하다 보니 못내 아쉬워서 그런 것일까?
마블은 엔드게임 전후로 나뉜다.
많은 사람들이 엔드게임 이후로 정말 엔드라고 말하는데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한다.
로다주의 아이언맨, 크리스 에반스의 캡아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떠났고, 그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새로운 캐릭터들이 너무 부족하다 느껴진다.
여기에 가오갤 멤버들까지 대거 떠난다고 하니
이거 참 마블은 이제 끝났구나.
(아니 이미 예전에 끝이 났었나)
사실 가오갤3가 마블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마블은 이미 산소호흡기를 뗀 채 죽어가고 있었고,
가오갤이 잠깐 산소호흡기를 대줬지만 죽어가는 마블을 살릴 수는 없었다.
잠깐 과거의 마블을 상기시켜 주었을 뿐.
마블과 별개로 가오갤3는 참 재미있었다.
욘두도 반가웠고, 로켓의 서사도 가슴 찡했다.
각자의 캐릭터도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노래며 영상이며 내용이며 다 좋았다.
단지 빌런이 좀 포스가 없었다고 해야 할까?
나는 히어로 영화에서 빌런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와~ 너무 강하다.'
'이러면 정말 위기인데..'
'과연 이길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 때 히어로 영화는 참 재미있다.
빌런이 강할수록 재밌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번 가오갤3에서 나온 하이에볼루셔너리?
뭔가 타노스 같은 압도적인 힘과 포스를 기대했는데
자신보다 똑똑한 로켓의 뇌에 집착하며 열등의식에 사로 잡힌 듯했고,
하는 실험마다 실패하고 그래서 더 멍청하게 보였다고나 할까.
그것 말고는 대부분 좋았다.
사실 내용이나 영화 자체 보다도
아내와 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나왔다는 게 더 좋았고,
역시 영화는 누군가와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혼자 보는 영화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사실 혼자 본 적도 없다)
영화 자체보다 그것을 함께 본다는 것,
그리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겐 더 의미 있게 여겨진다.
혼자 보면 그 감정을 공감해 줄 사람도,
함께 이야기 나눌 사람도 없기 때문에 조금 허전할 것 같다.
결론은 역시
'아내가 옆에 있어서 좋다' 이려나?
앞으로도 아내와 같이 영화도 많이 보고,
재미나게 살아야지~
【2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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