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 보름스, 하이델베르크, 뤼데스하임, 로렐라이 언덕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유럽 탐방을 떠나게 되었다.
이번 여행에서 방문할 나라는 독일과 체코, 오스트리아. 이렇게 세 나라다.
프랑스와 스위스가 포함된 코스도 있었지만 일정상 동유럽 쪽을 선택하게 되었다.
8월 13일.
밤 10시에 인천공항에서 미팅이 있기 때문에 부지런히 짐을 챙겨서 출발한다.
우리가 이용할 비행기는 카타르 항공이다.
8월 14일 새벽 1시 20분에 출발 예정인데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서 독일 프랑크프루트로 가게 된다.
여권과 비행기 티켓을 잘 챙겼는지 확인하고, 출국장으로 가자.
이미 자정이 지난 시간이지만 딱히 피곤하지는 않았다.
유럽 여행의 설렘 때문일까?
비행기에 탑승했더니 각 좌석마다 조그마한 모니터가 있었다.
내 화면에서 비행기 경로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먼저 카타르 도하까지 날아가야 한다.
비행기를 타고 가는 동안 3번 정도 식사를 한 것 같은데 이건 아마도 아침이겠지?
지구가 자전하는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다 보니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지금이 몇시인지 시간개념이 잘 잡히지 않았다.
일단 밥이 나왔으니 맛있게 먹자.
여긴 어디일까. 처음에는 이곳이 카타르인 줄 알았다.
아직 조금 더 가야 하나 보다.
또 한번의 식사가 나왔다.
14일 오전 8시가 지나서 먹었으니 아침이긴 한데
카타르 도하는 한국과 6시간의 시차가 있으니 점심쯤 되시겠다.
이건 저녁?
그러고 보니 꽤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탄 것 같다.
카타르의 수도인 도하 도착.
잠깐 쉬다가 프랑크푸르트로 다시 가야 한다.
8월 14일 오후 1시.
드디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다.
한국과 7시간의 시차가 나니까 한국은 벌써 밤이 되었겠지?
거의 19시간 비행기를 타고 온 것 같다.
19시간 비행기를 타고 온 것 치고는 컨디션이 꽤 좋다.
딱히 피로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럼 이제 버스를 타고 이동해 볼까나.
창 밖으로 보이는 독일의 풍경이 참 신기하다.
똑같은 하늘인데 우리나라보다 구름이 낮게 떠 있는 느낌이다.
매일 보던 우리나라의 풍경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풍경을 보는 것은 참 새롭다.
독일의 시골 마을을 지나가면서 창밖으로 내다보니 왠지 모르게 정겹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여기는 무슨 강일까? 아마도 라인강이 아닐까 싶다.
아우토반을 달리고 달려서 먼저 보름스에 도착한다.
보름스는 독일 남서부 라인란트팔츠 주에 있는 도시다.
유럽에서 가장 유서 깊은 도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 제국회의 등 여러 가지 중요한 회합이 이루어졌으며 루터도 이곳에서 종교재판을 받았다고 한다.
위 사진은 마틴루터의 신발.
이것은 종교개혁 기념비인데 중앙의 루터를 둘러싸고 프랑스의 발도,
영국의 위클리프, 체코의 후스, 이탈리아의 히에로니무스 사보나콜라 등
종교개혁운동의 선구자 네 사람과 종교개혁에 영향을 준 인물들이 조각되어 있다.
보름스 대성당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삼위일체교회다.
왼쪽으로 돌아가면 지그프리드 분수도 볼 수 있다.
보름스대성당에 도착했다.
사진은 동편에서 본 모습인데 공사 중이라 전체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마인츠대성당, 슈파이어대성당과 함께 오토 왕조 3대 왕실 성당이라고 하는데 왕실 성당이라 그런지 엄청 크고 웅장하다.
보름스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이제 하이델베르크로 넘어가 보자.
버스로 약 1시간이 걸려 하이델베르크에 왔다.
하이델베르크 성으로 가는 길에 가장 먼저 만난 것은 '엘리자베스의 문'
프리드리히 5세가 자신의 부인이었던 엘리자베스를 기쁘게 해 주기 위해
그녀의 19번째 생일을 맞아 서프라이즈로 만든 문인데
생일 전날 밤 만들기 시작해서 하루 만에 완성했다는 돌문이다.
이 문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영원히 함께 한다는 전설이 있다고 하는데
나와 아내도 '엘리자베스 문' 앞에서 손을 잡고 같이 사진을 찍었다.
역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 하이델베르크 성곽.
무너진 곳을 보수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해 두었다.
이곳은 화약탑으로 높이가 33m나 된다.
1693년 팔츠 왕위 계승 전쟁 때 프랑스군에 의해 파괴되었다고 하는데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무너진 모습 그대로 두는 것이 오히려 많은 철학자들과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킨다고 하니
굳이 보수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나름 멋져 보이는 것 같다.
하이델베르크 성에는 여러 탑들과 크고 작은 궁전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궁전은 프리드리히, 루프레히트, 오트하인리 궁전이다.
위에 보이는 것이 오토하인리히관이다.
하이델베르크 성 최초의 르네상스 건물이라고 한다.
건물은 없고, 외벽만 남아있는 상태다.
성을 지키는 엄호용 성탑도 많이 파괴된 모습이다.
무너진 채 방치된 흔적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하이델베르크 성에서 내려다보는 경치.
너무 멋진 풍경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하이델베르크 구시가지와 네카 강이 한눈에 보인다.
이런 경치를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아내와 함께 사진에 담아두자.
유유히 흐르는 네카어강.
이렇게 흐르다가 라인강과 합쳐진다고 한다.
강 건너편에는 철학자의 길도 있다.
날씨도 너무 좋아서 하이델베르크 구시가지가 더 아름답게 보였다.
내려다 보이는 풍경을 보며 드는 생각은
'패러글라이딩으로 밑에 보이는 네카어강까지 내려가면 참 좋겠다.'
페러글라이딩 같은 소리 그만하고, 이제 하이델베르크 성곽을 따라 내려가자.
푸니쿨라(케이블카)를 이용해도 되지만 성의 아름다움을 직접 느끼기에는 도보로 내려가는 것이 더 좋겠다.
(라기보다 푸니쿨라를 이용하면 비용이 발생하니까 걸어가는 것이다.)
마르크트 광장에 있는 하이델베르크 성령교회다.
1441년에 완공되었는데 하이델베르크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라고 한다.
점심은 한식으로 먹었다.
독일에서 먹는 된장찌개라니.
우리나라만큼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먹을만했던 것 같다.
성령교회에서 강변을 따라 내려가면 카를 테오도어 다리가 나온다.
카를 테오도어가 만들어서 카를 테오도어 다리다.
다리 입구에 원숭이상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나는 그냥 한 번 보고 지나쳤다.
하이델베르크 여행은 여기까지다.
이제 숙소로 가보자.
숙소 도착.
'Movenpick Frankfurt City Hotel'이라는 곳인데 4성급 호텔이라고 한다.
14일에 체크인하여 18일까지 묵을 생각이다.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그런데 웬 에펠탑?
이번 일정에 프랑스는 없지만 유럽 느낌의 옷을 찾다 보니 이렇게 입게 됐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자.
이것도 처음에는 먹을만했는데 2주를 먹으려니 좀 물렸다.
버스를 타기 전에 화장실에 들렀는데.
앗? 누군가 보고 있다.
그림이긴 하지만 볼일을 보기가 민망하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탑승한 버스.
오늘은 어디를 갈까나.
프랑크푸르트 근교에 있는 뤼데스하임에 도착했다.
1시간 좀 넘게 걸린 것 같은데 이곳은 포도주 산지로 유명한 곳이라 한다.
와이너리와 샾들이 있는 드로셀 거리를 따라 걸어본다.
얼마나 걸었을까.
'Stadt Frankfurt'라는 뤼데스하임의 맛집을 발견했다.
오~ 여기에서 점심을 먹는 것일까?
골목을 지나가다 만난 장난감 병정.
우리도 장난감 병정들 옆에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는다.
탁 트인 라인강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이라고 할까.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여유 넘치고, 한가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라인강을 따라서 가다 보면 이런 고성들이 많이 보인다.
성안에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광경에 굉장히 신기했다.
로렐라이 언덕에 올라왔는데 이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경치가 참 아름다웠다.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이라고 한다면 독일은 라인강의 기적이라고 해야 할까.
유람선뿐 아니라 화물선들도 많이 다니는 모습이다.
네카어강에서도 화물선이 많이 다녔는데 유럽은 강이 참 중요하다고 느껴졌다.
(강변에 보이는 것들이 캠핑카다.)
이곳은 독일의 유명한 시인 하인리히가 하이네가 시를 지을 정도로 이름난 곳이다.
로렐라이 동요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왜 로렐라이 언덕이 됐냐면,
옛날에 로렐라이라고 불리는 인어가 살고 있었는데 달이 밝은 밤에 이 바위에 앉아 이러쿵저러쿵.
그래서 로렐라이 언덕이 되었다.
독일에 웬 돌하르방이?
이곳이 제주도인가? 순간 착각이 들었다.
대한민국의 제주시와 독일 로렐라이시와의 우호협력관계 증진을 위해
제주도에서 우정의 증표로 제주시의 문화상징인 돌하르방을 기증했다고 한다.
독일에서 돌하르방을 보니 왠지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다시 프랑크푸르트로 이동이다.
버스를 이동하며 간식도 많이 먹었는데 사과가 예쁘게 생겨서 사진을 찍어둔 것이다.
비가 오는 저녁.
다행히 일정을 다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을 때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니까 뭔가 더 감성적인 느낌?
독일은 주차 라인이 이렇게 되어 있다.
독일을 여행하는 동안 벤츠, 아우디, BMW 등 외제차가 많이 보였는데 역시 잘 사는 나라답다.
(농담)
저녁부터는 Centennial Hall(Jahrhunderthall)에서 열린 '횃불한민족 디아스포라 세계선교대회'에 참석했다.
이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크푸르트에서 3일을 머무른 것이다.
(15일 저녁부터 17일까지)
16일 아침.
아직까지는 맛있게 잘 먹을 수 있다.
호텔에서 먹는 조식.
잠자리도 편안하고, 음식도 맛있었다.
(많이 먹다 보면 좀 질리긴 하지만)
프랑크푸르트에서 지내는 동안 시내도 돌아다니고 이곳저곳 구경하며 재미있게 보냈던 것 같다.
사랑이, 기쁨이, 온유, 충성이.
한국에 네 자녀를 두고 아내와 둘이서 유럽 여행이라니.
아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에게는 너무나 좋은 시간이었다.
(아이들을 봐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께 감사하다.)
그럼 버스를 타고 또다시 독일 여행을 떠나 볼까나.
오늘은 어디를 가게 될까.
정말 정말 신난다.
(엄청 신나하는 표정 맞음)
【17.8.13-17】